매주 한 번씩 서점에 들러 책들을 훑어 보면 쓸데없이 두께만 두꺼운 책들이 간혹 있다. 글자 크기가 너무 크거나 여백이 많거나 자간과 줄간격이 꽤 넓은 그런 것들..
나는 이러한 경우 책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그런 책들을 잘 구매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거기서 그냥 읽으면 읽었지. 왜냐하면 그 의도가 꽤 괘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글자크기줄이고, 여백 없애고, 자간과 줄간격을 적당하게 줄여서 적당한 크기로 책을 내면 되지 굳이 왜 그렇게 있는 척, 비싸 보이는 척을 해야 하는지.. 물론 이것이 다 상업성 짙은 짓임을 알고 하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잘 이용하는 코너가 있다. 서점에 보면 회전식으로된 책꽂이에 작은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는 그 코너. 그곳에 가면 살림지식총서, 책세상문고 등에서 나온 알찬 책들이 참많이 있는데(참고로 나는 고전을 주로 이 코너에서 사서 본다), 나는 이 코너에서 출퇴근용 책들을 가볍게 사곤 한다. 그 중에서 한 권이 바로 오늘 리뷰할 '커피이야기'란책이다.
첫 느낌을 우선 말하자면, 처음 읽고자 했을때 '이런거 읽어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읽고 나서는 이것이 깨끗이 불식되었다는 것과, 앞으로 커피를 맛있게 마실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알고서 마시니 더 맛있지 않을까^^
커피, 커피란 것에 대해 참 많이 몰랐구나 느꼈었는데, 몇 가지를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카푸치노(cappuccino)의 어원은 17세기 이탈리아 프란체스코 수도회 산하 '카푸친(Capuchin)' 분파에서 비롯 되었으며, 우리가 잘아는 '모카(Mocha)'라는 커피는 예멘 남서 해안의 작은 항구도시 이름이었으며(아래 그림), 우리가 마시는 디카페인 커피 즉, 카페인이 없다고 사마시는 커피라 해도 사실은 소량의 카페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 등이다. 그리고 익히 들어본 용어들이 다 에스프레소와 관련된 용어들이라고 한다. 도피오, 카페라테, 카푸치노, 마키아토, 콘 파나, 카페 모카, 카페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스 로마노, 리스트레토, 코레토...
커피에 대하여.
커피는 현재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가 되었고, 하루동안 소비되는 커피의 양은 무려 25억잔으로 지구인 3명 중 2명은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커피나무는 높이가 6~8미터이며 가지는 옆으로 퍼지고 끝이 처져 있다고 한다(커피나무가 이렇게 컸었나!?..;;;)
또, 커피는 원두로는 쓰기만 할 뿐, 맛이 없고 볶았을 때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구수하고 향기로운 커피가 된다.
현재 아프리카와 아시아 열대지방에 약 40여 종의 커피나무가 있고, 그중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커피가 바로 우리가 익히 들어본적이 있는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Blue Mountain)이다. 아래는 그 밖의 커피의 종류이다.
-모카(Mocha): 예멘과 에티오피아에서 생산되는 고급 커피.
-산투스(Santos): 브라질을 대표하는 커피.
-케냐AA: 아프리카 케냐 해발 2000미터에서 생산되는 커피.
-코스타리카SHB: 코스타리카 해발 1200~1600미터에서 생산되는 커피.
-콜롬비아 수프레모(Supremo): 콜롬비아 안데스 산맥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일드 커피.
-하와이 코나(Kona): 미국 하와이제도 중 가장 큰 섬인 하와이 섬(Hawaii Island)의 코나(Kona) 지역에서 재배되는 세계 3대 커피.
커피는 영어로는 커피(coffee), 프랑스어로는 카페(cafe), 독일어로도 카페(Kaffee), 네덜란드어로는 코피(koffie), 이탈리아어로는 철자만 틀린 카페(caffe), 터키어로는 카베(kahveh)라고 불리운다.
또한 커피의 전파는 정말 지구상 가릴곳이 없을 정도로 전파가 되는데, 1720년 이탈리아 플로리안이란 카페에서는 바이런, 괴테, 루소, 가리발디, 쇼팽, 나폴레옹등이 찾아 커피를 마셨고, 프랑스에서는 디드로와 볼테르가, 오스트리아에서는 소설가 헤르만 바, 아터 슈니츨러 등이, 독일에서는 프로이센의 국왕 프리드리히 2세가 그렇게 커피를 좋아했다고 한다(이 중에 몇몇은 뭐했던 사람인지 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러니 속설에 커피가 세상을 바꾸었다라는 말이 안나올수가 없겠다.
커피는 또한 감별사(taster)들의 역할히 상당히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감별사들이 구분해 내야 할 커피의 맛과 향과 느낌의 종류를 보고는 본인은 그저 놀라고야 말았다. 아래와 같다.
-향과 관련된 것들: 과일 향/감귤 향, 견과류 냄새, 고무 냄새, 곡물 냄새/맥아 냄새/구운 빵 냄새, 꽃향기, 나무 냄새, 동물 냄새, 썩은 냄새, 와인 향, 재 냄새, 초콜릿 향, 캐러맬 향, 탄내/스모키, 화학물질 냄새/약 냄새, 향신료, 흙내 등.
-맛과 관련된 것들: 단맛, 산미(신맛;오렌지 과일 등에서 느껴지는), 신맛(식초등에서 느껴지는), 쓴맛, 짠맛.
-느낌과 관련된 것들: 밀도/바디(입을 꽉 채우는 듯 맛과 향이 풍부하면서도 상쾌한 그런 맛), 수렴성(커피를 마시고 난 후 입이 마르는 듯한 느낌).
이걸 한 사람이 다 감별해 내야 하는가. 게다가 기준이 있다고 하니..
그 밖에 본 책에서는 커피와 사회정의(공정무역에 관한), 커피에 대한 편견(카페인이 몸에 좋다 나쁘다?)에 관한 얘기도 나온다. 재미없으니 쓰지는 않을 란다..^^
그리하여,
본 책을 출퇴근때 가볍게 읽을 책으로 추천한다. 책값은 삼땡이다(3,300원).
끝.
<에티오피아 남부 고원지대 야부나 마을의 어린이들이 바구니에 주워 담은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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