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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경제저격수의 고백-존 퍼킨스(2005)




경제저격수의 고백-존 퍼킨스(2005)

먼저 경제저격수란 말이 무엇인지 저자의 글을 통해 확인해 보자.
"경제저격수란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을 속여서 수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털어 내고, 그 대가로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경제저격수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세계은행과 미국 국제 개발처, 또는 다른 해외 '원조' 기관들로부터 돈을 받아 내어 거대 기업의 금고나 전세계의 자연 자원을 손아귀에 쥔 몇몇 부유한 가문의 주머니 속으로 그 돈이 흘러가도록 조종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계 부정, 선거조작, 뇌물, 협박을 통한 갈취, 섹스, 살인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이들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게임을 해오고 있다". 저자는 경제저격수들이 하는 일과 그 침탈 과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몇 백년 역사에 지나지 않는 미국이 이처럼 짧은 기간내에 유일무이한 세계최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그리고 지금도 그러한 힘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본 책의 저자인 존 퍼킨스와 아울러 조국 미국을 위해 경제저격수로 활동했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해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역사적으로 볼 때 단기간에 이러한 성장 즉,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의 급진적 성장의 예를 찾아볼 수 없다면, 미국의 성장 배경에는 당연한 질문과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다.

좀 더 경제저격수들이 하는 일들을 살펴보면 미국이 탐낼만한 자연자원(석유등 천연자원들)을 가진 나라들로 일반 컨설팅 기업으로 위장한 경제저격수들을 보낸다. 거기서 그들은 각종 통계자료를 만들어그 수치를 가능한 크게 부풀린 후 해당 국가의 지도자에게 "여기서 이런이런 사업(댐건설 등 각종 공사, 발전소 건설 등)을 하면 대략 몇 년, 몇 십년 후에는 이런이런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설득한다. 그리고 그 지도자들한테는 모종의 리베이트를 건네거나 그렇게 해서 성사가 되지 않을 경우 협박등을 일삼고, 끝내는 자칼(킬러)을 보내거나 군대를 동원하여 그들의 목적을 성취한다.
경제저격수들이 하는 일은 이러한 과정중에서 1차적 임무 즉, 경제적 통계를 부풀려서 그 나라 지도자들을 설득하는 일에만 국한되고, 자칼을 보내거나 군대를 동원하는 일은 미국내 어떤 조직?이 담당한다.
그 나라 지도자들이 그런 프로젝트를 감당할 돈이 없다고 말하면 경제저격수들은 우리(결국 미국)가 빌려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단지, 그 프로젝트를 담당할 기업은 모두 미국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한다. 결국 그렇게 계약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그 프로젝트 진행시 발생되는 모든 수익은 미국기업으로 돌아가게 되고 미국 국민들 뱃속을 채운다. 물론 그 나라도 잘 지어진 댐, 건물, 다리 등을 가질수는 있지만 이는 눈에 보이는 것일뿐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등 이뤄 말로 다하지 못하는 피해가 지금조차 심각하다. 게다가 그러한 수익은 모두 그나라 지도자/가문의 일부에게만 해당될 뿐 일반 국민들에게로 배분되는 것은 거의 없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그 나라가 빌린 차관인데, 이것은 거의 영원히 갚지 못하는 빚으로 남아 그 나라는 미국에 반영구적으로 종속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UN에서의 투표 등 미국의 정책에 동조하는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차라리 미국은 그 돈을 갚는 것을 원하지 않는 다고. 왜냐하면 미국은 기축통화 즉, 달러 제조국으로서 돈이 없으면 찍어내면 되니까.
피해를 당한/당하고 있는 나라들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에콰도르, 파나마, 인도, 사우디, 이라크 등.
이중 에콰도르 대통령 하이메 롤도스와 파나마 대통령 오마르 토리호스는 1982년 같은 해 의문의 비행기 폭발사고로 죽게 되는데 말 그대로 의문의 폭발사고이지만 책에서는 미국이 자칼을 보낸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으며, 이라크 같은 경우는 경제저격수들의 작업이 실패로 끝나자 자칼을 곧이어 보냈지만(후세인 암살) 이 마저도 실패로 돌아가 끝내는 군대을 동원 즉, 전쟁을 일으킨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현재 칠레 대통령 우고 차베스는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 거의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눈에 보인다. 어떻게 미국이란 나라가 이렇게 급성장 할 수 있었는지.
자연법칙에 위배되는 현상에는 항상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세상에 우연이란 결코 없다. 있다면 아직 우리가 모르는/파악하지 못한 우연의 산물들만 있을 뿐이다.

아무튼 경제저격수로 활동했던 저자는 약 9년여의 경제저격수로서의 활동을 마무리한다(1971~1980). 그러한 활동을 하면서도 이게 아닌데 하는 심리적 갈등을 수없이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바로 이 책 "경제저격수의 고백"을 바로 세상에 내놓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 후로도 각종 뇌물과 협박으로 저자는 책출판의 꿈을 3번 정도 접었었다고 한다. 결국 2001년 911테러의 소식을 접하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해서 2005년에야 비로소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잘 한번 읽어 보자.
우선 저자는 이러한 경제저격수->자칼->군대동원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파렴치하고 잔인한 행위가 음모가 아니라고 한다. 이것을 내 식으로 해석한다면 음모는 사실이 다 드러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면, 저자는 이러한 행위는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음모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현재 미국이 직면한 문제들을 조직적인 음모론의 관점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진짜 이유가 그렇게 간단한 것이기를 바란다. 만일 모든 문제가 음모로 인해 생겨났다면, 음모를 꾸민 사람들을 찾아내서 법전에 세우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의 배후에는 단순한 음모를 넘어서는 훨씬 위험한 무언가가 숨어 있다. 이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은 몇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이 아니라 사람들이 절대 진리처럼 받아들이는 한 가지 개념이다. 즉, 모든 형태의 경제적 발전은 인류에게 도움이 되고, 더 많이 성장할수록 혜택이 더욱 커진다는 "인식" 말이다. 이런 믿음 때문에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는 사람은 승진을 하고 보상을 받아야 하며 가난한 사람들은 착취당해도 된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다".
자 어떤가. 저자는 단지 우리의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이 하나의 인식으로 말미암아 모든 일이 발생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해 우리가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미국이 그러한 전략이 쉽사리 통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우리는 지금 성장만이, 일등만이 최선이란 큰 틀에 옥죄어 살고 있는 것이다. 그속에서 행복과 웃음, 기쁨을 찾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으로 치면 확률이 매우 낮은 게임이며 따라서 오직 일등만이, 소수만이그 행복과 웃음, 기쁨을 만끽하게 되는.. 그러한 사회경제적구조를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러한 우리의 인식이 저절로 생겨난 것이 아니다. 다 어릴때 부터 받은 교육을 통해 생성되어지는 것일 테다. 그렇다면 과연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렇다 "교육"이다. 사실 이미 생성되어진, 현재 성인들이 가지고 있는 그러한 인식은 바꾸기 힘들 것이다. 가늘고 길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자라나는 아이들 부터 가정에서의 올바른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깨달은 성인이 비록 소수일지라도, 우선 그들 부터 자기 아이들에게 일등만이 최선은 아니다라는 것을, 일등이 되기 위해 2,3등을 멸시하고 괴롭히고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님을 교육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점점 그러한 인식이 바뀔 것이다. 한 번에 바꾸기는 정말 힘들 것이다.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정말 큰, 태산같은 정신적 지도자가 갑자기 등장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리적 체계를 깨부수지 않는 이상 가늘지만 길게 보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놓고 보니 이는 내 대에서는 마무리가 되지 않는 작업이다. 또한, 이것이 이른바 “대의”가 아닐까.

그런데 일등주의 원칙이 왜 최선이 아닐까? 단지 2,3등 등이 불쌍해서? 단지 이 때문만은 아니다. “측은지심”도 아닌 것이다.
일등이 되기 위해 멸시하고, 괴롭히고 심지어 (미국이란 나라의 국가적 행태로 볼 때는) 무고한 사람들까지 전쟁으로 죽이기 까지 하기 때문에 소위 "테러"의 양산을 부추기고 마는.. 이는 곧 일등나라를 만드는 것에 대한 부작용, 역비용으로 까지 추산될 수 있고 현재의 상황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왜 테러의 공포에 떨고 있을까? 일반상식은 이럴 때 동원된다. 미국이 일등 국가가 되는데 있어 후진국들을 마음으로 다가가 다독거려 그렇게 되었으면 그 후진국 사람들이 왜 테러를 하겠는가. 미국인 밉다고 때리거나 폭행하는 것도 아니고, 왜 사람 태운 비행기 두 대로 건물을 박겠는가 하는 점이다. 그 농도의 차이는 너무도 크다. 그냥 밉다고 한 두 대 때리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단지 일등이 되기 위해 2, 3등을 이길수 밖에 없었던 그러한 자연적? 이유를 뛰어 넘는 것이다.
앞으로 남고 뒤로 까질 거라면 최소한 내 방식이 틀릴 수도 있다고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문제는 그 나라(미국과 같은) 소수 즉, 지도자들한테는 이문이 많이 남으니까 문제인 것이고, 그들은 결코 이러한 논리를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테러는 일반국민만 당한다.

"우리는 인생의 우연들, 그리고 그 우연들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내린 선택에 의해 지금 이 자리에 서있다"
이 책 마지막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