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Khan'는 인도 영화다. 그런데 배경은 대부분 미국이다. Running time이 약 2시간 30분이며 정말 그 시간을 꽉 채운다(쩝....).
처음 'KHAN'이란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영화제목을 보고 몽고쪽 이야기인줄 알았다. 왜냐하면 KHAN/칸/은 예전에 몽고에서 군주를 지칭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영화는 두 말 할 필요가 없이 강추다. 종교와 사랑, 가족애 그리고 인권, 삶의 자세 등 지나치기 쉽지만 살면서 꼭 생각해봐야 할 문제, 그런 고민들을 영화안에서 다 다루었다.
주인공은 '칸'이란 남성이다. Full name은 '리즈먼 칸'이다. 그런데 칸은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다. 자폐 증상과 조금 비슷한 '아스퍼거'란 병이다. 참고로, 아스퍼거장애란? http://100.naver.com/100.nhn?docid=776597
얼굴은 남자인 내가 봐도 상당히 잘 생겼다. 일부러 연기를 그렇게 해서 그렇지 아주 미남인 배우다. 인터넷에 보면 한국 네티즌들이 장동건을 닮았다는 얘기도 한다^^
그리고 칸은 무엇이든 잘 고치고, 잘 외우는 말하자면 '천재형 바보'다^^
여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까졸'의 극중 이름은 '만디라'이다. 아주 미인이다. 만디라는 미국에서 Beauty Shop을 운영하는 능력있는 여자이며, 19살에 결혼하여 22살에 이혼한, 그리고 어린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좀 사연?짙은 여자다^^ 칸과는 우연한 기회에 마주치게 되는데 서로를 알아보는 둘은 곧 사랑에 빠져 결혼에까지 이르게 된다.
<처음 만디라의 눈에 들기 위해 자기도 핑크색 옷을 사 입고 나타난 칸^^ 그 모습이 황당해서 만디라까지 실소를 금치 못하지만 그 마음 만큼은 참으로 순수하다>
테마 1 사랑.
둘의 사랑은 (결혼 생활은) 처음엔 행복하다. 그러나 역시나 인생이란 그들에게 행복만을 주지는 않는다(행복만을 준다면 역설적으로 행복만이 충만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또 내 생각이다)
영화에서는 어떠한 운명이 이 둘을 갈라놓는다. 그 둘의 이유가 아닌 그 운명으로 둘은 헤어질 수 밖에 없다.
'분노'가 그 둘의 사랑을 갈라 놓는다. 그렇다 분노는 가끔 사랑을 갈라 놓는다. 그것도 아주 갑작스런, 예상치 못한 분노였라면더욱더 그 파급력은크다. 칸과 만디라 역시 그랬다. 말했듯이 그 둘의 이유가 아닌 그 운명같은 사건이 만디라를 분노케 하고 더이상 칸을 볼 수 없었던 만디라는 칸과 헤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단 하나, 칸이 만디라와 다시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단 하나 있다. 칸이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아래의 말을 하면 된다. 이것은 칸과 만디라의 약속이다.
"My name is Khan. I am no a terrorist!"
어쩌면 이 문장이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일 수도 있다.
이 말을 미국 대통령에게 전하기 위해 칸은 갖은 고생과 고초를 다 겪는다. 오로지 칸은 만디라를 다시 만나기 위해, 만디라와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시작한다.
테마 2 종교.
칸은 무슬림이고, 만디라는 힌두교이다. 무슬림과 힌두교는 각각 아랍계과 인도, 유일신과 다신교를 지향하는 완전히 서로 다른 종교다. 내가 볼 때는 개신교와 불교 만큼 다르다. 칸이 만디라와 결혼을 할 때 칸의 동생이 다시는 안본다고 반대를 할 정도다.
또한, 이 영화는 '911'과도 관계가 깊다. 911은 곧 종교전쟁(이스람 vs 기독교)이기도 하다. 만일 서방 언론이 주장하는 바가 맞다면. 왜냐하면 지금도 911은 -종교적 문제가 베이스에 깔린 서구와 아랍권과의 패권전쟁이라기 보다는- 미국 내부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음모론 같은 것들이 있다. 말하자면 미국 기득권층이 그들의 권력을 유지 또는 강화하기 위해서 일부러 저지른 소행이라는 설인데, 나는 이 주장이 꽤 신빙성있게 들린다.
아무튼 911은 아랍 무슬림(오사마 빈라덴이 사주)과 관계가 깊다고 하는 것이 미국의 공식적 입장이고 칸도 무슬림인 이상 그러한 영향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종교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 두 가지 관점이 있다.
1. 하나는 타종교도 인정 해야 한다는 것. 비록 자기가 믿는 신이 유일신이라 믿더라도 타종교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 물론 이것은 자가당착적인 얘기다.
2. 둘째, 종교를 절대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종교가 그 순수성을 잃고 정치와 결탁이 되면 그 때부터 그 종교는 정치권력일 뿐 우리가 평소 믿고 의지하는 그러한 순수 종교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테마 3 인권과 삶의 자세.
911이후 미국사회에서는 마녀사냥이 횡행했다. 오사마 빈라덴이 테러의 주동자로 지목되자 미국내 무슬림들이 살해나 폭력, 협박 등을 당한 것이다. 그래서 미국내 무슬림들의 인권은 한 때 무참이 짓밟혀 졌었다(지금은 얼마나 호전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참았다. 911 테러에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만 했던 사람들의 슬픔을 알았기에. 칸도 이러한 풍파속에 있었다. 그도 무슬림이었으니까.
영화에서 어린 칸에게 그의 엄마가 해준 말이 인상적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하지만 사람은 다 똑같아. 중요한 것은 어떤 행동 즉, 좋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냐 아니면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이냐가 다를 뿐이야".
실제 한 사람이 믿는 종교나 어떤 사상이 매우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그 사람이 믿는 종교, 사상 자체로 우리가 그를 멘토로 삼거나 우러러 볼수는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가 믿고 있는 종교나 사상, 생각 같은 것들이 그와 그와 비롯되는 주변 삶속에서 얼마나 잘 녹아 있느냐하는 것이다. 성경에서도 그랬다. 믿음만 있고 행동이 없으면 그것은 죽은 믿음이라고. 성경은 학문적 관점에서 본다면 좋은 책이다.
칸의 어미니는 아래와 같이 그림을 그려주면서 칸에게 이른바,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의 구분을 설명한다.
<아래 그림을 잘 보면 막대기를 들고 있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한다. 때리는 시늉을 하고 있는.
그리고 더 아래에 보면 손에 점 같은 것이 보이는데 엄마는 이것을 사탕이라고 말한다. 사탕을 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영화는 헤피엔딩으로 끝난다. 2시간 30분을 투자했는데 비극으로 끝난다면 정말 속상했을 것이다^^
영화가 무거울것 같지만, 유머도 있고 충분히 재미도 있다. 그리고 당연히 사랑이야기가 중심이니 만큼 애틋함도 있고 눈물도 있다. 게다가 극적 감동까지 있다.
온 가족이 다 둘러 앉아서 보아도 좋고 혼자서 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박범신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싸늘한 기운이 점령군 처럼 엄습하는 이 시국에 이와 같은 따뜻한 기운을 불어 넣는 이 영화를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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