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노르웨이 오슬로 박노자 교수의 '명품 인재들의 천국'이란 글을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곤 결론을 내렸다.
글 내용을 보면 서두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박교수가 신학기가 되어 수강신청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자기 강의를 신청한 이유를 물어 보았다고 한다. 수업의 목적으로.
그런데 개중엔 한국에서 온 수강생들이 약30%정도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그들의 답변 내용인데, 몇 명은 이렇게 대놓고 대답했다고 한다.
"교수(박노자)가 한국에서 유명한 사람이니 이 수업에 들어왔다"
박교수 말에 의하면 이 말은 즉, '당신이 유명하니까 좋다'라는 이 말은 노르웨이같은 '동등함'을 강조하는 나라에서는 절대로 공개석상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한다. 위화감이 조성되고, 경쟁이라는 그 나라사회가 가장 혐오하는 현상이 발생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란다.
충격이 아닐수 없다. 나 조차 평범하게 쓰는 그 말이 같은 인간,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서는 바로 '혐오'의 대상이라니..
'저는 시사평론가 김종배씨가 유명해서 미디어토씨에 가입했어요~'라고 노르웨이에서 말하면 마치 이단아 취급을 받을 것만 같다.
한편, 최근 간간히 보는 프로그램중에 tvn에서 하는 '러브스위치'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포맷은 되게 간단하다. 잘생기고 소위 능력있는(돈 잘버는) 남자 한 명을 중간에 딱 세워놓고, 양갈래로 쭉 늘어선 15명의 여자들이 -그녀들도 다 쭉쭉(빵빵?은 아닌듯^^)- 그와 커플이 되기위해 노력하고 그리고 최후에 그 남자가 자기가 마음에 드는 여자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한 마디로 그들은 서로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다(실제로 그들은 모두 잘 생기고 키크고 돈도 잘번다). 다만 예전과 순서만 다를 뿐이다. 예전에는 남자들이 여자 하나를 두고 옥신각신 했지만 지금은 그 반대다. 그래서 약간 재미있다.
아무튼 이는 돈을 지불하고 그에 상응하는 상품을 가져가는 마트 쇼핑과 다를 바가 없다. 어느 것이 더 멋있고, 더 예쁘고, 더 크고 과일 같으면 더 맛있고, 더 때깔이 좋은지.. 그저 고르는 것 이상 없다.
사람을 세워놓고 물건 고르듯 고르는 프로그램이 버젓이 2010년도 대한민국에서 방송이 되고 있는 것이다. 헌데 아무도 터치를 안하고 비판을 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중파 3사 프로그램에서 하지 않는 소재를 선택해서 경쟁력이 있다 말한다. 칭찬이다.
자, 노르웨이에서라면 이 러브스위치라는 프로그램이 과연 방송이 될까? 그리고 그들이 이 방송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나아가서 그들은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답은 자명하다. 해괴하게 볼 것임에 틀림없다. 만일 박교수의 그 말이 맞다면.
이참에 떠오르는 말이 있다. 이른바, '명품몸매, 명품복근, 명품얼굴'이라고 하는 말들이다.
언제부터 우리가 사람몸에 '명품'이란 사물에 지칭하는 단어를 사용해 왔던가?!
명품은 명품보석, 명품가방, 명품시계처럼 사물에만 쓰였던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 물성화에 젖어든 것이다. 부지불식간이란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이 아닐까.
프랑스 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그의 저서 '소비의 사회'에서 말했다.
'물건은 단순하게 그저 사용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사회적 '기호(상징성)'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명품보석과 명품가방 그리고 명품시계를 착용한 사람들을 보고 우리가 -다 똑 같은 사람임에도- 레벨을 정해 주고 좋아해주고 부러워하고 하니까 이제는 그 사람 자체가 그 물건때문에 사회적 '기호'가 되어버린 것이다. 사람이란 살아있는 존재는 뒤에 묻혀버렸다.
사람이 '주'가 아니고, 사물이 '주'가 되버린 것이다(너무 당연한 얘기를 지금 하는 건가?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우리는 타락중에 있다.
나는 이말을 처음에 '우리는 타락중에 있을까?'라고 적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의문형이 필요없을 것 같았다.
우리는 반드시 타락중에 있다고 본다. 나는 그렇게 본다.
사람이 사물화 되는, 일체화과정을 겪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타락은 찾기 힘들지 않을까.
사람을 사물로써 대할 그날...
그럼 사람이 완벽히 사물화 되면 어떻게 될까?
여러가지 현상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내 개인적으로 예상되어지는 99%는 이것이다.
힘없는 (국가)사람들의 생명은 파리목숨과 진배없어질 것이며 그들은 반드시 물건(사물)처럼 이용되어 질것이라는 것.
누가 우리의 눈과 귀를 멀게 했을까.
역사적으로 볼 때 지금 이 순간이 아무리 미래의 좋은 역사를 쓰는 단지 좋지 않은 하나의 계기일 뿐이라고 해도, 그러한 과정일뿐이라고 해도 직접 당하고 있는 우리 이기에 우리의 삶은 애달프기 그지 없다. 이건 우리 후손들이 지금의 시기를 재해석해서 바라보는 관점과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