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에 대한 지난한 문제는 고대 그리스 때 부터 논의되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유심론, 유물론 그리고 유물심론.
결과론적으로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고 저것도 아니면 이것과 저것을 혼합한 형태이다.
인간의 사고로써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서너 개 정도.
영화 채피는 인간이 혹은 사물이 어떻게 구성되고 그 궁극의 의미?는 어디서 부터 찾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해 준 영화였다.
길게 갈것없이 나를 생각해보자.
나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으로 이루어진 육신의 덩어리다. 그런게 그것이 바로 나인가? 아니면,
그러한 육신의 덩어리 안에 있는 내 영혼이 바로 나인가. 만약에 영혼이란게 있다면 말이다.
그것도 아니면 이 둘의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바로 나인가. 나일까?^^
나라는 존재의 육신은 죽어지면 일단 세상에 흩어진다. 흩어지지만 사실은 질량보존의 법칙에 의해 나의 육신은 지구 어딘가에 흩어져 남는다.
그렇다면 내 영혼은? 영혼도 흩어질 수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영혼은 오로지 덩어리인 걸까?
-채피에는 울버린(휴 잭맨)과 시고니위버도 나온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의 탄생과 관련하여 4원인설을 제창했다.
1. 형상인: 일종의 틀이다. 틀 안에 굳을 수 있는 액체를 부으면 틀 모양 그대로 만들어진다.
2. 질료인: 위에서 말한 액체의 재료를 말한다. 석고일수도 있고 시멘트일수도 있다.
3. 동력인: 만일 위에서 말한 액체가 저절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굳게 하기 위해 불 같은 것이 필요한데 이 불이 바로 동력인이다.
4. 목적인: 위 1,2,3번으로 만들어진 것의 궁극적인 목적을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만물은 아무 이유없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어떤 사건과 결과로 생겨난다고 보았다. 소위 인과관계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설과도 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영화 채피를 보면 프로그램개발자 디온이 코딩해서 만든 것, 펌웨어(맞나?^^)는 질료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기계적으로 이루어진 쇳덩어리는 형상인이다. 이것이 우리가 피상적으로 보는 채피이다.
요는,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러한 물적? 소프트웨어와 인간의 생물학적 브레인이 같은 형상인을 두고 공존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공존을 시켜버렸다. 그것이 가능함을 말해버렸다.
그 동력인이 어디서 부터 만들어 졌는지는 일단 제껴두고 같은 형상인을 사물과 생물이 상호 공존할 수도 있음을 현실화했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나는 죽지만, 아니 정확히 말해 내 육신은 죽지만, 내 영혼 만큼은 기계적 형상인에 입주한다면,
나는 죽지만 죽은 것일까? 아니면 나는 죽지만 새로 태어나는 것일까? 오히려 영생에 가까워지는 것일까? 채피는 진시황이 찾던 불로초일까?
언젠가.. 정말 말이 안 될 것 같지만, 우리가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 처럼 우리의 영혼이 기계속으로 입주할 수만 있다는 새로운 타입의 NEW AI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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