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음.
청춘의 증언, 영어제목은 Testament of Youth입니다. Testament는 '증거'라고 통상 번역이 되는데 영화가 사람이 주체이기에 증언으로 번역한듯 싶습니다. 아무튼 '증거'라고 번역을 해도 말이 되는 것이, 청춘들이 몸소 그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그 자체가 바로 '증거'가 되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을 듯 합니다.
본격 리뷰전에 우선 하나 눈에 띄는 것이 배우들입니다.
일단 남자 주인공 중 한 명은 어디서 봤나 싶더니 킹스맨의 그 소년이었습니다. 그 왜 모자쓰고 나오는 ㅋ
배우 이름은 태론 에거튼(사진에서 우), 극중에서는 에드워드.
여자 주인공은 이 역시 어디서 봤나 싶더니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 엑스마키나의 여주인공이었습니다.
배우 이름은 알리시아 비칸데르(사진에서 좌), 극중에서는 베라. 참고로 베라와 에드워드는 남매사이이지요.
좌 베라, 우 에드워드
킹스맨에서의 태론 에거튼.
엑스마키나에서의 알리시아 비칸데르.
영화는 영국의 1차 세계대전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전쟁이 발발하지는 않는데 주인공들이 막 즐거할 무렵 전쟁의 급보가 전해지게 되죠. 그래서 남자주인공들(3명)이 군대에 차례대로 자원입대하게 됩니다. 남자 주인공들에이어 여자주인공인 베라도 간호사로 자원입대하게 되고요. 학교에서는 굳이 옥스포드 학생이 갈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베라는 그냥 있을수만은 없다며 입대를 강행합니다. 왜냐하면 자원입대한 남자 3명 중 한 명은 애인, 한 명은 친한친구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친동생이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실제 일어난 이야기라고 합니다. 주인공인 베라의 자전적 전쟁 회고록이라고 하네요. 책으로도 유명하고요.
영화를 다보고 끝자락 자막에서 실화라는 걸 알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느낀 점 하나는 그 시절 영국에서의 여자들의 지위에 관한 것입니다. 1차 세계대전발발이 1914년이니까 그 즈음 영국의 사회적 배경이 되겠네요. 주인공인 베라는 옥스포드 대학에 진학을 하고 싶어하지만 아버지는 여자가 뭐하라 대학에 가냐고, 돈 아깝게!하면서 시험칠 기회도 주지 않아요. 그때 남동생인 에드워드가 아버지한테 잘 얘기해서 (적어도) 시험칠 기회를 베라는 가지게 됩니다. 아들이 얘기하니까 들어주었던 거죠. 결국 베라는 우여곡절끝에 합격을 합니다.
두 번재로 느낀점은 전쟁 자원 입대에 관한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냥 군대도 아니고 전쟁상황에서 입대를 하게 되면 바로 죽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말씀 드린대로 남자 주인공 3명이 모두 자원입대에서 전쟁에 참가하게 됩니다. 특히 베라의 남동생의 경우 극중에서 18살이었는데도 굳이 입대를 하겠다고 아버지와 대립합니다. 아버지는 전쟁에 참혹함에 대해서 잘 알았는지 절대 허락하지 않지요. 나이도 물론 많이 어렸고요. 그때 에드워드는 누나인 베라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아버지를 설득해 달라고. 결국 베라는 아버지를 설득합니다. 동생이 군대에 갈 수 있도록. 이 일은 후에 베라를 후회하게 만들지요. 그 시절 영국의 청년들은 전쟁의 실상과 실체와 참혹함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굳이 군대에 가려고 하는 이유가 중요합니다. 표면적 이유는 친구들은 모두 자원입대해서 가는데 자기만 안 가면 소위 바보, 놀림감이 될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표면적인 이유이고 그 기저에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충성교육 즉 사상이 깔려있지요. 영화에서도 보면 남자 아이들을 줄세워 놓고 나라에 충성하라!고 외치거든요.
이런 상황은 미드 '퍼시픽'에서도 잘 나옵니다. 남자 주인공 중 한 명이 -대략 20세 이하- 군대에 가고 싶어하는데 체력이 달려서 못가는 상황이 수년 간 펼쳐집니다. 그래서 그 주인공은 무척이나 괴로워하죠. 친구들은 다 가는데 자기만 못 가니까. 이때에도 미국 정부는 젊은이들이여~ 전쟁에 참가해서 나라를 구하라고 독려합니다. 이런면에서 볼 때 미국과 영국은 비슷한 나라인것 같아요. 특히 국민의 사상을 교육시키는 스타일이^^ 아무튼 결국 그 친구는 군대에 가게 되는데 전쟁에 직접 참가해서는 정말로 참혹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바로 옆에서 시신이 폭탄에 찢겨지고 동료가 총에 맞아서 죽는 등.
영화속 이런 장면들을 볼 때(자원입대상황) 지금의 한국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네요. 한국은 지금 전쟁상황도 아니고 -물론 휴전이긴하지만- 의무복무임에도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사실 애쓰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면 지금 한국남자들은그 시절 영국과 미국의 남자들 보다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많이 결여된 상황인걸가요??
아무튼 좀 의아했습니다. 어떻게하면 사람의 생각이 저렇게 되는지. 죽을지도 모르는 전쟁터를 못가서 안달인 상황.
아직도 잘 이해는 안 됩니다. 한편, 영화에서 에드워드는 이렇게 말을 하죠. 나라에 충성할 수 있는 기회가 어디 자주오겠냐고.
끝으로 베라가 영화 끝 부분에서 외쳤던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일단 베라는 처음에는 영국군 부상자들을 돌보는 막사에서 근무하게 되지만 프랑스로 가서는 독일병사를 치료하는 막사에서도 근무하게 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베라를 깨우치게 합니다. 전쟁이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소위 전쟁의 실체에 대해서.
베라는 말합니다(영화에서 대중 연설 장면). 우리가 지금 얘기해야 하는 것은 다시 누구를 위해 싸우고 복수하고 그런것이 아니라 딱 잘라말해 전쟁반대, 살인반대!라고요. 소위 국가의 부름이라는 미명하에 자기동생과 애인과 친구가 다 전쟁에 입대하지만 모두 주검으로써 돌아옵니다. 심지어 남동생은 죽을뻔한 상황에서 베라가 치료해서 살려내지만 다시 전쟁으로 돌아가서 결국 죽습니다. 이때 즈음 베라는 동생과 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베라는 동생에게 이런 애기를 해요. 베라는 당시 독일병사를 치료하는 막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나는 지금 너를 죽이려고 하는 병사를 돌보고 있는데, 너는 지금 그곳에서 독일병사를 죽이려 하고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내가 지금 있다'라고.
베라가 대중에게 연설할 때 독일병사 얘기를 하죠. 그들의 피도 영국인의 피와 같았다고. 대중은 곧 바로 베라에게 야유를 보냅니다. 하지만 베라는 꿋꿋이 말을 이어갑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피의 부름이라든지 복수 이런것들이 아니고 전쟁반대, 살인반대라고요. 베라의 증언은 다름아닌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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