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심리학에서는 사형제도 무용론을 주장한다. 이유는, 인간이란 동물은 살인 그 순간moment에는 '이득'과 '대가'의 관계를 잘, 거의 고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내가 살인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반드시 그 대가(여기서는 사형이란 벌)가 있을 것인데, 만일 인간이란 동물이 사전에! 내가 저 사람을 죽임으로써 나도 죽을수 있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고려하는 동물이라면 살인전에 그 동작을 멈출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물론 계획적 살인도 다수 있지만, 대부분은 충동, 우발적이다. 왜 그럴까?
요사이 벌어지고 있는 성범죄.
살인이든 성범죄든 인간동물의 그 본성, 본능이란 측면에서는 그 궤가 같다. 크게 보면 생존전략과 번식전략의 일환인데, 아무튼 성범죄 역시 인간동물은 범죄 그 순간, 이득과 대가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 내가 이 범죄를 저지름으로 해서 받을 수 있는 그 대가(형벌, 신상공개, 사회적 비난, 가족 등이 겪어야 할 고통 등등)를 충분히 고려한다면 현재, 이다지도 성범죄가 폭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살인과 성범죄에는 항상 충동적, 우발적이란 단어가 붙는다. 이는 범죄자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왜 인간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존재일까. 이 물음이 중요한 이유는 인간은 스스로는 대단히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책은?
1. 인간 본성이 우선 이렇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생겨 먹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득과 대가의 관계를 순간의 상황에서도 철저히 따지는 인간은 지금도 진화중이다.
2. 근본을 파고 들어야 한다. 제도로는 방어가 힘들다. 불가능하다. 죽이면 죽인다는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형량을 몇 배 높이고, 신상을 공개해서 사회적으로 또 죽이고, 개도 소도 아니지만 전자팔찌발찌를 채워서 관리를 해봐야...근원적인 대책은.... 다 부질없다. 미봉책들이다. 인간본성 그 자체를 케어하는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이상 이런 범죄들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다. 인간본성은 결코 제도로 막을 수 없다. 삶 그 자체에서 해결을 봐야 한다. 따라서, 사람냄새 풀풀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첫걸음이다. 아니, 이게 사실은 다다. 우리사회가 살인자와 성범죄자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